POETRY/오늘의 날씨 (김소현) 관심

오늘의 날씨

 

김소현

 

누군가의 목소리만으로

몸 전체가 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외롭지

구름의 기압골에 대해 생각하자

오늘은 적당히 불행하고

우산을 들고 너를 만나러 갈까

 

기린처럼 살고 싶어

코끼리처럼 웃고 싶어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건 별로니까

이주 무서운 초식동물처럼.

툰드라의 눈은 뜨겁게 내린다

 

가끔은 비문이 아름답지

너무 오래 보면 가족도 지겨워지잖아

아주 창의적으로 전화번로를 누르고 싶은데

결국엔 누군가가 날 부르는 목소리일 뿐

나의 손가락은 대륙의 바람으로부터 서서히 지워진다

 

우리는 점점 휘어지는 세계에 대해 생각중이야

가령

점점 나를 향해 다가오는

잊고 있었던 약속들,

손을 잡아 주세요

 

오늘은 화창하게 안녕 하는

오후였으면 좋겠어

간혹 너의 행선지가 나의 예상을

비껴가더라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게

 

나는 오늘이라는 글자로 오늘도 너에게 현재진행형이고

오늘의 날씨는 미래에서 온 듯

천천히 낯설어지네

 

 



PHOTO by hesed vihuela